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하자 집권 자민당 내에서 퇴진 압박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에서 옛 아베파와 모테기파, 아소파 등을 중심으로 중·참의원 양원 의원 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는 28일 예정된 양원 의원 간담회를 총회로 격상해 구속력을 갖고 이시바 총리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양원 의원 총회는 인사 등의 사안에 의결권을 갖는 자민당 내 제도로, 소속 의원 3분의 1의 요구로 소집할 수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중견, 신진 의원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포스트 이시바'를 노린 인사들의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재와 함께 결선에 올랐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24일 구 아베파의 간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과 면담했습니다.

역시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같은 날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옛 모테기파 출신 젊은 의원들과 모임을 열었습니다.

나라현 등 지방 조직에서는 집행부에 인사 쇄신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잇따라 보냈습니다.

이처럼 이시바 총리를 향한 퇴진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러 외교 및 국가 행사 일정도 퇴진 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일 관세협상은 마무리됐지만 8월에는 1일부터 임시국회가 예정돼 있고, 6일에는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식, 9일에는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식, 15일에는 종전일 전국 전몰자 추도식이 예정돼 있습니다.

또 20∼22일에는 요코하마에서 일본 정부가 주도해 유엔, 유엔개발계획(UNDP) 등과 함께 개최하는 '도쿄아프리카개발회의'(TICAD)가 열립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조만간 퇴진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하는 배경에는 이런 정치 일정도 있다면서 애초 TICAD 이후를 염두에 뒀으나 당내 압력이 높아지면 퇴진 의사 표명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8월 말까지 퇴진 의사를 표명할 뜻을 굳혔다고 보도했고,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은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퇴진을 표명할 의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라고 부인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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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