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잡지에 실린 '게스' 광고, AI 모델로 제작

AI로 만든 모델 사진, 미적 기준에 대한 논쟁 촉발

'보그' 8월호에 실린 광고 모델[출처=BBC][출처=BBC]


'보그(Vogue)' 8월호 게스(Guess) 광고에 담긴 금발 여성 모델입니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모델은 이번 게스의 여름 컬렉션 중 줄무늬 드레스와 꽃무늬 점프슈트를 선보입니다.

그런데 이 모델,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AI으로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현지시간 27일 BBC에 따르면, AI로 만들어진 모델이 잡지 광고에 처음 등장하면서 미의 기준 획일화와 일자리 빼앗기 문제 등 각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의 광고는 세라핀 발로라(Seraphinne Vallora)라는 AI 모델 회사가 제작했습니다.

창립자 발렌티나 곤살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게스 측이 여름 캠페인에 사용할 AI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곤살레스는 "처음에는 10개의 초안 모델을 만들었고, 금발 여성 하나와 흑발 여성 하나가 선택돼 그 모델들을 더 발전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구상부터 최종 제품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리며 그 대가로 수천만 원 이상을 받기도 합니다.

세라핀 발로라 공동 창립자[출처=BBC][출처=BBC]


이번 광고를 두고 편협한 미의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적어도 기존의 포토샵은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했지만, AI 모델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져 인간적인 결점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힌 누리꾼은 "미의 기준이 이미 비현실적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AI가 등장해서 그 기준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10년 넘게 활동해 온 펠리시티 헤이워드도 다양성 확대를 위한 오랜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에 곤살레스와 페트레스쿠는 "우리는 도달 불가능한 외모를 만들지 않는다"며 "게스 AI 모델은 꽤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사의 AI 모델 이미지가 다양성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피부색의 AI 여성 이미지를 올려봤지만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고객을 끌어올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기존 모델들의 일자리를 뺴앗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업에게 제품을 마케팅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5년 전, 보그에 'AI가 모델 산업을 대체할 위험'에 대한 글을 기고했던 전직 모델이자 현 기술 기업가인 시네이드 보벨은 BBC에 AI 발전이 산업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며, "누구나 자신의 AI 아바타를 만들고 옷이 어떻게 보이고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우리 모두가 패션 모델처럼 자신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가 일정 시점에 이르면 "AI 모델은 너무 비현실적이고,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를 잃고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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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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