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법으로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많게는 연간 20조 원이 넘는 감세 혜택을 볼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4일 보도했습니다.

이동통신업체 AT&T는 감세법 시행으로 올해 실제로 납부해야 할 세금이 15억∼20억 달러(약 2조∼2조 7천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금 절감액을 20억 달러로 가정하면 이는 증권사 분석가들이 내놓은 이 회사의 올해 잉여현금흐름 추정치의 11%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AT&T는 세금 감면액이 내년에는 25억 달러, 2027년에는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여 법제화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은 통상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비용에 반영하도록 한 자산의 감가상각비를 선제적으로 비용 처리하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즉시 비용 처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용 처리된 금액은 과세표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납부 세액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이에 대해 WSJ은 "미국 기업들에 즉각적인 뜻밖의 횡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순풍을 안겨줄 것"이라며 이런 세금 감면으로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자문 업체 자이언 리서치그룹의 설립자 데이비드 자이언은 "기업 주머니에 현금이 더 들어오고, 정부 주머니에 현금이 줄어드는 것은 이론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들이 누릴 감세 혜택은 훨씬 더 큽니다.

자이언리서치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메타플랫폼의 올해 절세액 추정치를 110억 달러(약 15조 2천억 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이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추정치의 31%에 해당합니다.

또 아마존의 경우 157억 달러(약 21조 7천억 원)의 절세 혜택을 통해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43%와 맞먹는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자이언리서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369곳을 표본으로 조사했는데, 이들 기업의 감세 혜택 규모가 전체 잉여현금흐름(추정치)의 8.5%에 해당하는 1,480억 달러(약 204조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특히 전체 추정액의 38%는 메타플랫폼과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4곳의 몫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WSJ은 "기업 감세 조치와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각자의 견해가 무엇이든, 감세법은 주식시장의 가치평가를 밀어 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논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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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