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차량서 발견된 위치추적기(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력가를 해외로 유인해 현지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알선한 뒤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수억원을 뜯은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공갈 등 혐의로 조직 총책 60대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범행을 계획한 관리책 1명에 대해 현지 경찰과 국내 송환을 협의 중입니다.

이들은 2022년 12월 태국으로 함께 골프 여행을 간 사업가 B씨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도록 유도한 뒤 수사 무마 명목으로 2억4천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사건 한 달여 전부터 재력가 B씨에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이어가며 급속도로 가까워진 A씨는 "해외 골프 여행 공짜 티켓이 생겼다"며 B씨를 태국으로 유인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일정 진행 중 B씨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하고, 이후 현지 관리책 등과 역할을 분담해 성매매 사건으로 실제 체포되는 것처럼 연극을 꾸몄습니다.

겁을 먹은 B씨는 수사 무마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2억원이 넘는 돈을 송금하고 나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은 피해자 B씨가 재작년 9월쯤 캄보디아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주변에 털어놓으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수사를 벌여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한 뒤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A씨와 공범들은 1심에서 징역 5~3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또 다른 공범 6명과 함께 해외 카지노 사기도박을 통해 돈을 가로챈 사실도 인지했습니다.

A씨 등은 재작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캄보디아의 카지노에서 사업가 C씨 등 5명을 상대로 속임수를 써 돈을 잃게 하는 수법으로 9억5천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이번에도 골프연습장 등에서 만나 알게 된 C씨 등에게 각각 해외 골프 여행을 가자며 캄보디아로 유인했습니다.

이들은 카지노 관계자까지 섭외해 C씨에게 거액의 도박 빚을 지게 하고, 이 빚 때문에 일행이 카지노에 붙잡혀 있는 것처럼 꾸며 한 번에 6억8천만원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다른 피해자들도 많게는 억대의 사기도박 피해를 봤습니다.

경찰은 지난 6월 이 사건 역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A씨 조직의 범행에 대해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없는 사람을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 돈을 뜯는 전형적인 '셋업 범죄'로 판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미성년자 성매매 혹은 도박죄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신고도 하지 못한 채 끙끙 앓아야 했고, 수사 과정에서도 진술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형사 처벌 가능성을 내세워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므로, 이에 응하지 말고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웅희 기자

#셋업범죄 #성매매 #위치추적기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한웅희(hlight@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