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에서 여성 3명이 고문·살해당하는 장면이 SNS로 생중계된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AFP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이것은 마약 카르텔이 저지른 여성 학살"이라면서 "우리의 삶은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외쳤습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의 한 건물에서 암매장된 여성 3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피해자는 모레나 베르디(20), 브렌다 델 카스티요(20), 라라 구티에레즈(15) 세 사람으로, 이들은 19일 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 떨어진 지점에서 한 밴에 올라탄 뒤 5일간 실종된 상태였습니다.
피해자들은 "파티에 초대받았다"라고 믿고 차에 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이 고문당한 끝에 살해되는 장면이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 됐으며, 당시 45개의 비공개 계정이 이를 시청했습니다.
당국은 이번 범행이 마약 갱단과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용의자 진술을 통해 경찰이 발견한 영상에는 한 갱단 두목이 "내 마약을 훔친 자들은 이렇게 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문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손가락을 자르고, 손톱을 뽑고, 구타하거나 목을 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인스타그램 모기업 메타는 해당 생중계가 자사 플랫폼에서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경찰과 협조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주 용의자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체포됐고, 범행 주동자로 꼽히는 20세 페루인은 도주 중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피해자들이 성매매 목적으로 파티에 불려갔을 거라는 추측을 쏟아냈고, 시위대는 이 같은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좋은 피해자도 나쁜 피해자도 없다. 오직 여성 살인만 있을 뿐"이라는 구호 하에 열렸습니다.
시위 참석자 야밀라 알레그레는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언론은 늘 피해 여성들을 탓한다. 그들의 삶, 가족, 과거를 낱낱이 보도하지만,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얼굴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렌다와 모레나의 사촌 페데리코 셀레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두 여성이 생계를 위해 때때로 성매매에 나섰으나 가족들은 알지 못했다" 전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 라라의 이모 델 바예 갈반은 그녀가 마약이나 성매매와는 무관하다고 분노했습니다.
델은 "우리 동네는 가난하지만 라라에 대해 떠도는 말은 전부 거짓"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다. 가해자들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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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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