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서 유력 정치인 선거 유세 중 대규모 군중이 몰려 최소 39명이 압사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타밀나두주 카루르 지역에서 열린 인기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 비제이(51)의 유세 행사에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많은 사람들이 인파에 깔렸습니다.

M.K. 스탈린 타밀나두주 총리는 "지금까지 남성 13명, 여성 17명, 소년 4명, 소녀 5명을 포함한 39명이 사망했으며, 남성 26명과 여성 25명을 포함한 51명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매체 힌두스탄타임스는 군중이 비제이를 잠깐이라도 보려고 무대 바리케이드로 몰려들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비제이는 내년 초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위해 전날 카루르 지역을 찾았습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는 비제이가 대형 유세 차량 위에 서서 연설하는 가운데, 수천 명의 지지자가 그를 둘러싼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군중이 차량 쪽으로 몰려들면서 기절하는 사람이 속출하자 비제이가 물병을 던져서 사람들에게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통제 불능 상태가 되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비제이는 지난 30여 년간 인도 남부 타밀어권 영화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지난해 지역 정당을 창당해 당 대표를 맡아왔습니다.

인도 '슈퍼스타'인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후 집회 때마다 비제이를 보려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창당 첫 집회에서도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간 경찰 당국은 비제이의 집회와 관련해 장소 변경, 차량 행렬 규모 제한 등 조치를 취했지만, 참가자 수가 너무 많아서 현지 인프라가 과부하 상태가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비제이는 엑스(X·옛 트위터)에 "가슴이 찢어진다. 견딜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카루르에서 목숨을 잃은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의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면서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엑스에 글을 올려 "타밀나두주 카루르에서 정치 집회 도중 일어난 불행한 사건에 큰 슬픔을 느낀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을 향해 이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기를 빈다"고 애도했습니다.

스탈린 주 총리는 희생자 유족들에게 1인당 100만 루피(약 1,59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직 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조사한 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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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