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AP 연합뉴스][AP 연합뉴스]


토니 블레어(72) 전 영국 총리가 중동 지역 이해 관계자들과 두루 쌓은 친분을 바탕으로 가자지구 재건에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블레어 전 총리가 주장해 온 가자지구 과도 통치기구가 설립되면 그가 수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시간 29일 보도했습니다.

블레어는 '가자 국제 과도 기구'(GITA)라는 유엔 위임 행정기구를 설립하고 다국적 치안유지군의 지원을 받아 가자지구를 안정화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기자회견에 앞서 가자지구 구상을 내놓자, 블레어는 성명에서 이 제안이 "대담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블레어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트럼프의 가자지구 구상이 "2년간 벌어진 전쟁, 참상, 고통을 끝낼 수 있는 확률이 가장 큰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블레어가 몇 달간에 걸쳐 만들어 올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넨 가자지구 평화 및 재건 계획이 트럼프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레어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영국 총리를 지내고 물러난 직후 유엔,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로 구성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과정 협의체 '쿼텟'의 특사를 맡아 2015년까지 일했습니다.

블레어가 이 기구 특사로 임명된 것은 처음부터 논란이 있었으며, 러시아는 처음에는 반대했다가 나중에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그가 총리 재임 때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결정을 지지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의 영국군 해외 파병을 통해 협조한 전력이 있는 데다가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내에서는 그를 불신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더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쿼텟 특사로 재임하는 동안 '두 국가 해법'에 입각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독립국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정치적, 경제적 기관들을 만들도록 도와줘야 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쿼텟 특사 자리에서 물러난 블레어는 2016년에 차린 싱크탱크(두뇌집단) 겸 정치 컨설팅 기관 '글로벌 변화를 위한 토니 블레어 연구소'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의 아랍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블레어는 이런 관계 덕에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기관이 설립될 경우 그 책임자로 적합한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친분이 깊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뢰하는 인사이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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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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