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정치색 짙은 발언을 쏟아내며 군의 '중립성 유지'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 유도에도 불구하고 방청석의 지휘관들은 무표정한 얼굴에 침묵을 유지하며 애써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 모인 전 세계 미군 부대 지휘관들을 향해 '좌파 이념' 배격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관세 정책과 국경 봉쇄, 주요 도시 범죄 척결 등을 성과로 언급하며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깎아내렸습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군에 곤혹스러움을 안긴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정 정파에 쏠림 없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다는 미군의 오랜 원칙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단 지적입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군 최고 지휘부를 상대로 선거 유세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며 "이는 정치와 군의 분리를 추구해온 수십년간의 선례를 중대하게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칫 난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참석자들은 최대한 무표정으로 일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농담에 간간이 웃음이 나왔지만, 행사 시간 대부분 장내에선 침묵이 감돌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라앉은 분위기를 감지하곤 "이렇게 조용한 곳에 들어온 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손뼉을 치거나 웃어도 된다며 "편하게 하라"고 했지만,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할 경우, 특정 정파가 아닌 '헌법에 충성한다'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국방부 고위 지도부는 이날 행사에 앞서 지휘관들에게 현장에서 반응을 보이거나 환호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은 정치중립을 유지하고 미국 헌법에 충성하고 어떤 정당이나 정치 운동에도 속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휘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에 반응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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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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