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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자유'를 통해 한국 연극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끈 원로 연출가 김정옥씨가 17일 오전 향년 94세로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60여년 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200여 편의 연극을 연출해 한국 연극계의 전설로 불렸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불문학과 영화학을 공부한뒤 1959년 귀국해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서 후학을 길러내며 본격적으로 연극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1963년 민중극장 창단과 함께 본격적인 연출가의 길로 나섰고 이 극단에서 연출한 두 번째 작품 ‘대머리 여가수’에는 박근형, 오현주, 김혜자, 추송웅, 박정자, 김무생, 권성덕, 김정, 구문회 등이 출연했습니다.

1966년 이병복(1927∼2017)과 함께 극단 자유를 창립한 뒤 ‘따라지의 향연’(1966) 등을 무대에 올리며 국내 대표 연출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극단 자유는 박정자 등 당대 최고의 연기자들과 함께 사실주의와 서구 위주 시각을 뒤집는 ‘제3의 연극’을 추구했습니다.

고인은 1969년부터 서울 충무로 ‘카페 테아트르’를 통해 소극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사실주의극 무대를 변혁하는 실험을 하며 희극성과 연극성을 강조한 무대미학 개발에 앞장섰고, 창작극 연출을 통해 한국적 전통을 가미하고 재창조하는 다양한 실험적 무대를 펼쳤습니다.

‘무엇이 될고하니’(1978)를 연출하며 한국의 전통연희와 굿 형식을 연극에 수용했고 ‘피의 결혼’(1984), ‘바람은 불어도 꽃은 피네’(1984) 등 한국적인 요소를 서구적인 무대 위에 결합한 작품들이 호평 받았습니다.

이런 도전 정신은 작품 내적 시도뿐 아니라 프랑스와 스페인, 일본, 튀니지 등 한국 밖의 공연으로 확장하며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고인은 1995년 6월 아시아인 최초로 처음으로 유네스코 국제극예술협회(ITI) 회장이 된 뒤 세 번 연임했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습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했고 2002년 한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프랑스 최고 등급 문화예술 공로 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습니다.

또 일본 닛케이 아시아상(문화 부문),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과 예술원상, 일민문화예술상 등을 받았습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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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ou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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