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년 전, 한 독일 탐험가가 제주에서 수집해간 민속유물이 세월을 건너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시절 제주인의 삶을 담은 유물들은 어떤 모습일지, 김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0년 전 제주 해녀들은 실로 엮은 물안경을 쓰고 바다에 들었고, 어부들은 고리를 단 실줄로 갈치를 낚았습니다.

겨울철 일부 지역에선 개가죽으로 만든 모피코트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 유물들은 1929년 독일 탐험가 발터 스퇴츠너의 손을 거쳐 독일로 건너갔습니다.

그가 수집한 200여 점의 제주 민속유물 가운데 60여 점이 전시를 통해 다시 고향 제주에 돌아왔습니다.

<박찬식 /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 "독일에 가서 보존이 잘돼 있는 1929년 당시 제주의 민속이 가진 미적, 보편적 가치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당시 유물 정리에 안중근 의사의 사촌 동생 안봉근 선생이 참여해 의미를 더합니다.

유물 정보를 직접 손으로 정리하고, 생활 도구는 축소해 모형으로 만들었습니다.

<황이새 /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사> "안봉근 선생님은 드레스덴 민족학박물관 연구원으로 재직하게 됐는데, 마침 슈퇴츠너가 제주도 민속품을 수집해 박물관에 인계했던…"

관람객들은 과거와 현재, 독일과 제주를 오가는 유물의 여정을 통해 섬 고유의 정체성을 다시 마주합니다.

<정현국·정현수 / 전남 광양시> "육지하곤 다르다는 느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동물 가죽을 벗겨 (옷을 만들어) 입는 게….옛날에 독일인이 제주에 와서 신기했어요."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충원]

[영상편집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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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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