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잼버리 끝나고 '문책 정국' 본격화…여야 '모두의 책임'
[앵커]
잼버리 대회가 끝나면서 행사 파행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따지는 '책임 정국'이 본격화됐습니다.
여야는 상대 진영에 더 큰 책임을 물으려는 태세인데요.
'철근 누락' 아파트 같은 민생 문제부터 국제 대회까지 정쟁거리가 되는 현실에 눈살만 찌푸려집니다.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온갖 논란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정쟁을 자제하기로 했던 여야,
이제 잼버리의 부실 운영 사태의 원인을 묻는 '책임 정국'에서 한바탕 겨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대회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부족함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잼버리 주관 지자체인 전라북도로 화살을 겨눈 모습입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1일)> "지자체가 행사 준비는 뒷전으로 하고 이를 SOC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의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일이 앞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돌리는 태도는 본질이 아니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부처와 지자체를 포함한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민석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지난 10일)> "전 정부 탓이 안 먹히니 전북 탓으로 선회하는 모습이 치졸합니다. 국민 돈으로 막고 희생양 만들 궁리가 아니라 사과하고 책임질 준비를 하십시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이 새만금을 어떻게든 개발해 이득을 챙기려는 카르텔을 묵인한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진교 / 정의당 원내대표(지난 10일)> "문재인 정부는 매립이 끝난 안정된 땅이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립공사만 2년이 걸리는 해창갯벌을 개최지로 선정했습니다. 새만금 국제공항도 예타(예비타당성조사)에서 면제되어 윤석열 정부 하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야는 최대한 상대 진영에 더 큰 책임을 묻고 싶어 하는 눈치이지만 통상적인 정치 공방은 이번에는 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네탓 공방'을 하려면 책임 상대가 명확해야 합니다.
하지만 새만금은 박근혜 정부 당시 잼버리 유치 후보지로 결정됐고,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습니다.
새만금 잼버리는 윤석열 정부인 올해 8월 개막하기까지 실제 준비기간만 6년으로 각 정권에 걸쳐 준비가 되었는데요.
잼버리 대회 공동위원장은 여야 5명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총책임자, 컨트럴타워가 없다는 비판에도 직면했습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애초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전북 전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김윤덕 의원 2명 체제였습니다.
여기에 지난 2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당시 한창섭 장관직무대행),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3명이 공동조직위원장에 더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3개 부처 장관이 공동으로 맡다 보니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됐다는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문재인 정부였던 2020년 7월부터 주무부처 자격으로 위원장을 맡아온 만큼 이번 사태의 직접적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지난 10일)> "우리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 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입니다."
정부가 2018년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규정한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까지 만들며 범정부 협력을 강조했지만, 이를 추진할 리더십이 없었다는 점도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부처별 잼버리 중점지원 과제는 교육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국방부를 아우르는 전 부처에 배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처를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리더십,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원택 /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김제시부안군(지난 9일)>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여가부와 조직이 또 정부의 유기적인 어떤 연결이 작동되지 않아서 나온 문제라는 말을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국회 차원의 '잼버리 진상규명'은 이미 시작된 모습입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잼버리 예산에 문제가 없었는지 대대적으로 따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의원·예산결산위 여당 간사(지난 11일)> "잼버리 대회하고는 전혀 상관관계가 먼 건설사업들을 잼버리를 핑계로 해서 예산을 받아 갔습니다."
여야는 오는 16일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상대로, 오는 25일에는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잼버리 파행 문제를 추궁하기로 했습니다.
잼버리는 14세에서 18세 사이 청소년만 참여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4년에 한번씩 열리는 행사이다보니, 이번 새만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잼버리를 경험했을 스카우트 대원이 많았을 텐데요.
정치권이 이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따지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책임은 따지되,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까지 정쟁소재로 전락시켜 또다시 전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PD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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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잼버리 끝나고 '문책 정국' 본격화…여야 '모두의 책임'2023-08-14 09: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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