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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진흙탕' 비례대표,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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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진흙탕' 비례대표, 이대로 괜찮을까

2024-03-25 09:52:01

[여의도풍향계] '진흙탕' 비례대표, 이대로 괜찮을까


[기자]


이번 22대 총선에선 전체 300석의 의석 중 254석은 지역구 투표로, 46석은 비례대표로 선출하게 됩니다. 


이 비례대표, 지역구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국회에 입성하는 만큼 더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이번 공천 과정에선 비례대표 후보들의 자질과 순번의 적절성을 두고, 혼탁한 진흙탕 싸움이 불거졌습니다.


우선 국민의힘입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된 지역구 공천과 달리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선 공개적인 파열음이 나왔습니다.


일단 당선권인 17번 이시우 후보가 '골프 접대' 의혹으로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공천이 단 하루 만에 취소됐죠.


'아빠찬스' 아닌가 하는, 이름마저 생소한 공무원이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당선권에 들었다가 밀려났고,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 주기환 후보는 당선권 순번을 배정받지 못하자 반발해 사퇴했습니다. 


지도부인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 안정권으로 직행해 '사천' 논란이 불거지고,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서로 사퇴하겠다며 공개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이철규 / 국민의힘 의원(지난 20일)> "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하겠느냐, 함께할 수 없다는…"


결국 비례명단을 일부 수정했지만, 여전히 뒷맛은 개운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선거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기호 결정 당일, 부랴부랴 지역구 의원을 국민의힘으로부터 꿔오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의 야권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단체와 함께 당을 구성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당장 가장 상징적인 비례 1번, 전지예 후보부터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공개 오디션을 거쳐 시민사회 몫 '국민후보'로 선발됐는데, 친북·반미 이력이 논란이 되자 '대주주' 민주당이 우려를 표한 겁니다.


정영이 후보도 마찬가지 논란으로 함께 사퇴했고, 다른 국민후보 임태훈 후보도 병역거부 문제로 민주당과의 줄다리기가 벌어졌죠.


<박석운 / 국민후보추천심사위 상임심사위원(지난 14일)> "임태훈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 철회를 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결국 임태훈 후보도 탈락하고, 시민사회 측 심사위원들이 전원 사퇴해버리며 내홍은 극한으로 치달았습니다.


진보당이 추천한 3명도 당선권에 들었는데, 이들 역시 주한미군 사격장 폐쇄 운동을 하거나, '내란 선동'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한 이력 등에 정치권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거액의 코인 거래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 1년도 안 돼 더불어민주연합에 슬그머니 입당했죠.


총선 이후 합당 가능성이 큰 만큼 위성정당을 '꼼수 복당'의 통로로 썼다는 비판이 불가피합니다.


제3지대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거대 양당 위성정당에 비해 당선 확률은 조금 떨어지지만, 오히려 그래서일까요?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혼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일단, 상승세를 탄 조국혁신당. 


비례 2번 조국 대표 본인이 2심에서 징역 2년 형을 받은 상태고, 8번 황운하 의원은 1심 징역 3년 형입니다. 


1번 박은정 후보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공수처가 수사 중입니다. 


비례대표 앞순위 10명 중 4명이 재판 중이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지금 조국혁신당 지지율이면 이 후보들 모두 당선될 수 있습니다. 


자신들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한 '방탄 공천'이냐, 이런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죠.


<조국 / 조국혁신당 대표(19일)> "대통령 자신부터 자신의 부인의 범죄 비리 혐의를 감추기 위해서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는 그게 방탄이지, 무슨 방탄이냐고 되묻고 싶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역시 비례 공천으로 내홍이 불거졌습니다.


개혁신당에선 추천 인사가 명단에 없다며 양향자 원내대표가 탈당을 시사하다 번복했고, 새로운미래에선 순번 발표 후 이낙연 대표 측근 김효은 선임대변인과 박시종 비서실장이 후보를 사퇴하며 잡음이 노출됐습니다. 


사실, 정당득표율 3%를 넘어야 비례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모두 아주 큰 기대는 하기 어려운데 말이죠.


1963년 도입된 비례대표의 원래 취지는 지역구 선거로 선출되기 어려운 전문가나 사회적 약자의 국회 진출을 돕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공천 결과를 보면, 그 본 취지나 국민의 시선을 무겁게 여긴다기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나 제도권 밖 인물들의 주류 편입, 심지어 피고인들의 도피처로 비례대표제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권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접 투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음 선거까지 전면적인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칫 비례대표 폐지론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유권자의 뜻을 정치권에 확실하게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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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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